서론
대화를 하다가 서로 감정이 상하고, 환자는 억울하고, 보호자는 지치게 됩니다. 하지만 몇 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싸우지 않고, 상처 주지 않으며, 함께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소통 방이 있습니다.
이 글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님 또는 배우자와 안정적으로 소통하는 5가지 대화법을 소개합니다. 어렵지 않지만, 실천하면 확실히 달라집니다.

왜 ‘대화 방법’이 중요할까?
- 치매 환자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, 정보를 천천히 받아들이고 기억하기 어려운 상태임
- 보호자의 말투, 표정, 속도, 태도 하나하나가 환자에게는 큰 영향을 미침
- 갈등이 반복되면 환자는 불안해지고, 보호자는 감정적으로 소모됨
👉 바뀌기 어려운 병을 두고 싸우기보다, 소통 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.
치매 가족과 잘 지내는 대화 방법 5가지
1. 정확한 말보다 ‘따뜻한 말투’가 더 중요합니다
- 치매 환자에게는 사실보다 감정이 먼저 전달됩니다.
- “그게 아니야!”보다 “괜찮아, 천천히 해도 돼”라는 말이 훨씬 안정감을 줍니다.
- 말투와 표정이 따뜻하면, 기억은 못 해도 기분은 기억합니다.
2. ‘왜 몰라?’ 대신 ‘같이 생각해볼까?’라고 말하세요
- 기억이 안 나거나 틀린 말을 할 때, 지적하거나 고치려 하지 마세요.
- “그건 아닌데…”라는 반응은 환자를 위축시킵니다.
- 대신 “같이 한번 떠올려볼까?” 또는 “그럴 수도 있지, 괜찮아”처럼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.
3.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천천히 말하세요
- 치매 환자는 긴 문장이나 복잡한 설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.
- 한 문장에 하나의 정보만 담고, 속도는 절반으로 느리게 말하는 연습을 해보세요.
- 예:
❌ “엄마, 오늘 점심 먹고 약 먹고 잠깐 나갔다가 병원 가야 돼.”
✅ “엄마, 점심 먹고 약 드세요. 그다음에 나가요.”
4. 지시보다 ‘함께하는 제안’이 더 잘 통합니다
- “이거 해라”, “저기 가라”는 말보다는
- “같이 해볼까?”, “같이 가볼까?”처럼 협조 요청 형태로 말하면 훨씬 순응도가 높아집니다.
- 동등한 입장을 느끼게 해주면 환자도 감정적으로 편안해집니다.
5. 논리보다 ‘공감과 반복’이 필요합니다
- 말이 반복되어도 짜증 내지 말고 처음처럼 대답해 주세요.
- 기억은 사라져도 감정은 남아 있습니다.
- 말이 안 통해도 “그랬구나”, “속상하셨겠네”처럼 감정을 먼저 받아주면
환자의 긴장이 풀리고, 불안이 줄어듭니다.
대화 예시 – 이렇게 바꿔보세요
보호자 말투 (X) | 바람직한 말투 (O) |
“그 얘기 아까 했잖아요.” | “응, 그랬지. 다시 이야기해도 좋아요.” |
“그렇게 하면 안 돼요!” | “괜찮아요. 우리 다시 해볼까요?” |
“뭐가 기억이 안 나요?” | “괜찮아요. 같이 생각해봐요.” |
👉 반복되는 상황일수록, 말투를 바꾸는 것이 관계를 지키는 힘이 됩니다.
마무리 – 이해가 아닌 ‘공감’이 먼저입니다
치매 환자는 완벽한 이해를 바라지 않습니다.
그저 혼나지 않고, 무시당하지 않고,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습니다.
가족의 역할은 환자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, 같이 견디고 도와주는 것입니다.
오늘 하루, 단 한 마디라도 따뜻한 말로 바꿔보세요.
당신의 말 한마디가, 가족 모두의 하루를 바꿀 수 있습니다.